#올스타#팬투표#세이버메트릭스#전반기#2026

프로야구 올스타 2026 — 팬이 뽑은 선수 vs 데이터가 뽑은 선수

방구석감독 · 2026년 7월 2일

260만 표를 받은 양의지, WAR 1위인데 올스타에 없는 박성한. 팬심과 데이터 중 누가 옳을까? 올해 베스트12 명단을 수치로 뜯어봤다.

올스타 팬투표는 항상 논란이다. 260만 표를 받은 스타가 있는가 하면, 전반기 WAR 1위를 찍은 선수가 조용히 집에 있다. 데이터는 감정이 없다. 팬심은 논리가 없다. 어느 쪽이 맞을까?

7월 10~11일, 잠실구장 마지막 올스타전 'RE:잠실'을 앞두고 올해 베스트12 명단을 데이터로 뜯어봤다.

팬도 옳았다 — 데이터가 완전히 인정한 선수들

야구팬 좀 봐줬다. 선정된 선수 중 데이터랑 딱 맞는 케이스부터.

김도영(KIA·3루수) — 타율 .284에 홈런 20개, OPS .954. 전반기에 홈런 20개를 쳤다. 심지어 후반기가 아직 남았다. 세이버도 팬도 만장일치로 인정한 가장 논란 없는 선정.

오스틴 딘(LG·1루수) — 조정득점생산력(wRC+) 전체 1위 182.4. 장타율 .607로 리그 1위, 홈런 13개에 득점 40개. 외국인 선수라 팬 결집이 덜할 것 같지만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라 팬투표도 상위권이었다.

강백호(한화·지명타자) — 타점 60개로 리그 1위. 타율 .342에 wRC+ 167.5. 올해 강백호는 진짜다. 팬도 데이터도 이견 없음.

곽빈(두산·선발) — 탈삼진 75개 리그 1위. 두산이 상위권이고 에이스가 제 역할 하는 중. 올러(KIA)는 ERA 2.63 리그 2위, 탈삼진 73개, 68이닝. KIA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

팬이 틀렸다 — 데이터가 뽑은 진짜 주인공

솔직히 말하면 이 파트가 이 칼럼을 쓴 이유다.

유격수: 박찬호(두산) 선정, 근데 박성한(SSG)은 어디 갔나

올해 전반기 타자 WAR 전체 1위가 누구냐고 물으면 박성한이다. WAR 3.03. 타율 .367에 출루율 .476. 4월에는 신기록까지 세웠다. 리그 최고의 야수가 올스타에 없다.

박찬호가 인기 없는 선수가 아니다. 두산 팬덤의 결집력 + 국가대표 출신 인지도. 근데 수치로만 보면 올해 유격수 최고는 박성한이었다. 팬투표의 한계가 이 한 줄로 설명된다.

선발투수: 후라도(삼성) ERA 2.17인데 베스트12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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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후라도(삼성)가 전반기 ERA 2.17로 리그 1위, 70이닝으로 투구이닝 1위다. 그런데 드림팀 선발은 곽빈, 나눔팀 선발은 올러다. 후라도는 베스트12에 없다.

ERA 1위 선발이 올스타 베스트12 선발에서 밀렸다는 건 꽤 아이러니한 그림이다. 삼성 팬덤과 두산·KIA 팬덤 동원력의 차이가 여기서 갈렸다.

양의지 260만 표 — 레거시인가, 올해 실력인가

팬투표 역대 최다 득표. 260만 5,510표. 선수단 투표에서도 394표 중 187표로 포수 1위. 팬이 뽑고 동료가 인정한 선수다.

근데 생각해보면 양의지의 260만 표에는 2018년 이후 쌓인 커리어 내내의 팬심이 담겨 있다. 올해 성적이 나쁜 게 아니라 이름값이 워낙 크다는 뜻이다.

이게 올스타전의 본질이기도 하다. 올스타는 MVP 투표가 아니다. 팬들이 보고 싶은 선수를 뽑는 자리다. 260만 표가 증명하는 건 성적이 아니라 양의지라는 선수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오래 사랑받았는가다.

두산이 드림팀이 아니라 두산 원정군

드림팀 베스트12에서 두산 선수를 세면 곽빈(선발), 이영하(마무리), 양의지(포수), 박준순(2루수), 박찬호(유격수), 정수빈(외야수)로 6명이다. 12명 중 절반이 베어스다.

1위 팀 팬덤의 결집 + 두산 팬층의 동원력. 드림팀이 사실상 두산 원정군이 됐다는 농담이 나올 만하다. 반대로 나눔팀은 KIA 선수가 올러, 정해영, 성영탁, 김도영, 박재현 5명이다. KIA도 만만치 않다.

마지막 잠실에서 보고 싶은 한 장면

7월 10~11일, 잠실구장 마지막 올스타전. 새 잠실이 생기면 이 펜스, 이 담장, 이 그라운드는 없어진다.

데이터로 맞네 틀리네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을 수 있다. 44년 잠실 역사의 마지막 올스타에 서는 선수들, 그 그라운드를 채우는 팬들. 팬투표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야구는 원래 그런 스포츠다.

banggam.com

방구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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