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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BO 다승왕 레이스 — 올러가 3관왕을 노릴 때, 류현진이 버티는 이유

방구석감독 · 2026년 7월 15일

한화 류현진(ERA 2.76)과 KIA 올러(ERA 2.51·탈삼진 1위)가 전반기를 다승 공동 선두로 마쳤다. 올러의 3관왕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와, 그럼에도 류현진이 다승에서 비등한 이유를 데이터로 따진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KBO 투수 다승 순위표는 황당할 정도로 평평했다. 181경기를 치르고도 5승 이상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역대 최소 다승왕 기록인 2013년 14승을 따질 것도 없이, 이 속도라면 10승 투수가 나올지도 불투명하다는 말이 나왔다.

그 혼전이 6월에 접어들며 정리되기 시작했다. 류현진(한화)이 5월 24일 두산전 승리로 KBO·MLB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국내 복귀 첫 시즌부터 숫자가 아닌 역사를 쌓고 있다는 분위기였다. 이후 6월 13일 6이닝 1실점 호투로 8승을 채우며 단독 선두에 섰고, 다승왕 레이스의 주인공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담 올러(KIA)가 6월 23일 키움전 승리로 8승 고지에 합류했다. 두 선수는 전반기를 다승 공동 선두로 마쳤고, 이 레이스는 후반기에도 계속된다.

숫자만 보면 올러 압도

ERA 2.51로 리그 1위, 탈삼진 98개로 역시 리그 1위. 류현진의 ERA도 2.76으로 나쁘지 않지만 올러에게는 밀린다. 이미 투수계에서 올러의 '3관왕(다승·ERA·탈삼진)' 가능성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KBO에서 외국인 투수가 투수 3관왕을 달성한 사례는 사실상 손에 꼽힌다. 올러가 해내면 올 시즌 KBO 마운드의 가장 큰 기록 중 하나가 된다.

그런데 왜 다승은 동률인가

가장 큰 이유는 팀 타선의 득점 지원이다. 올러가 7이닝 2실점을 해도 KIA 타선이 3점을 못 뽑으면 승리투수가 안 된다. 반대로 류현진이 6이닝 3실점을 해도 한화가 5점을 뽑아주면 승리가 붙는다. 다승은 투수의 실력을 반영하는 지표가 아니라, '팀이 이기는 날 마운드에 있었느냐'를 따지는 지표다. 그래서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에서 다승을 평가 지표로 쓰지 않는다.

ERA에도 맹점이 있다. 올러의 2.51은 훌륭하지만, 수비의 영향을 걷어낸 FIP(필딩 독립 평균자책점)로 가면 숫자가 달라진다. KIA는 KBO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수비가 받아주는 환경에서는 ERA가 실력보다 낮게 나오기 쉽다. 류현진과의 FIP 격차가 ERA 격차보다 좁다면, 두 선수의 진짜 실력 차이는 숫자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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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세 가지 관전 포인트

**첫째, 올러의 피로 관리.** 외국인 에이스는 시즌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는 패턴이 많다. 탈삼진 98개는 많은 투구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올러가 8월 이후에도 ERA 2점대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3관왕의 관건이다.

**둘째, 류현진의 나이 변수.** 39세 선발이 후반기 등판을 매 로테이션 돌 수 있을지는 매 시즌 불확실하다. 다만 류현진은 200승 이정표를 넘긴 이후 오히려 더 여유 있는 투구를 보이고 있다. 큰 짐을 내려놓은 사람의 표정이랄까.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선두권 유지가 불가능하지 않다.

**셋째, 후발 추격자.** 최민석, 아리엘 후라도 등 추격자들이 만만치 않다. 이들이 류현진과 올러 중 어느 쪽에 더 타격을 줄지에 따라 레이스가 뒤집힐 수도 있다.

나의 전망은 이렇다. 올러는 ERA와 탈삼진 2관왕을 거의 굳혔다. 다승에서만큼은 류현진과의 싸움이 시즌 마지막 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승왕은 운과 팀이 결정하는 타이틀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가 이 레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건, 결국 '마운드의 철인' 류현진이 39세에도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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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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