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메트릭스란 무엇인가 — KBO 야구를 숫자로 보는 법
타율만 보던 시대는 끝났다. OPS, wRC+, WAR — KBO 야구를 제대로 보려면 알아야 할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를 쉽게 정리했다.
세이버메트릭스란 무엇인가
세이버메트릭스는 야구를 통계로 분석하는 방법론이다.
타율, 홈런, 타점 같은 전통 지표가 선수의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2002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저예산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머니볼이 세이버메트릭스를 대중에게 알렸다. 지금은 KBO 구단들도 데이터 분석팀을 두고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를 활용한다.
왜 타율만으로는 부족한가
타율은 안타 수를 타수로 나눈 값이다. 직관적이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볼넷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타율 0.280에 볼넷을 50개 고르는 타자와 타율 0.310에 볼넷이 10개뿐인 타자 중 누가 팀에 더 유리한가. 타율만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세이버메트릭스는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꼭 알아야 할 세이버메트릭스 지표
OPS — 가장 쉬운 시작점
OPS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값이다.
출루율은 타자가 얼마나 자주 베이스에 나가는지를 나타내고, 장타율은 한 번 쳤을 때 얼마나 많은 베이스를 가는지를 나타낸다. 이 둘을 합치면 타자의 공격 기여도를 꽤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다.
KBO 기준으로 OPS 0.900 이상이면 최상급 타자, 0.800 이상이면 준수한 타자, 0.700 미만이면 공격력이 약한 편이다.
wRC+ — 구장 보정까지 한 타격 지표
wRC+는 타자의 득점 창출력을 리그 평균과 비교한 지표다.
홈구장 크기나 기후 같은 환경 차이를 보정한다. 100이 리그 평균이고, 120이면 평균보다 20퍼센트 더 득점에 기여한다는 뜻이다. 구장 효과를 제거했기 때문에 타자를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다.
세이버메트릭스를 처음 배울 때 OPS 다음으로 익혀두면 좋은 지표다.
WAR — 선수의 종합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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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은 Wins Above Replacement의 약자다. 이 선수가 없었다면 몇 승을 잃었을지를 나타낸다.
타격, 수비, 주루, 포지션 가중치를 모두 합산해 단일 숫자로 선수의 가치를 표현한다. WAR 5 이상이면 올스타급, 2~4면 주전급, 0~1이면 벤치 수준이다.
투수와 타자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이기도 하다.
FIP — 투수가 실제로 잘한 건지 알려주는 지표
FIP는 투수의 실력에서 수비 영향을 제거한 지표다.
방어율(ERA)은 수비 실책이나 운에 따라 크게 변한다. 같은 투수라도 수비가 좋은 팀에서는 방어율이 낮고, 수비가 나쁜 팀에서는 높아진다. FIP는 삼진, 볼넷, 홈런만으로 투수를 평가해 운과 수비 영향을 걷어낸다.
ERA보다 FIP가 낮은 투수는 운이 나빴거나 수비 도움을 못 받은 것이다. 다음 시즌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BABIP — 운인가 실력인가
BABIP은 홈런을 제외한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가 된 비율이다.
리그 평균 BABIP은 보통 0.290~0.310 사이다. 타자의 BABIP이 이보다 훨씬 높으면 운이 좋았을 가능성이 있고, 훨씬 낮으면 운이 나빴을 가능성이 있다.
타율이 갑자기 급등하거나 급락한 선수를 볼 때 BABIP을 함께 확인하면 그 변화가 실력인지 운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이버메트릭스로 KBO를 보면 달라지는 것
세이버메트릭스를 알기 전에는 타율 1위 타자가 최고라고 생각하기 쉽다.
세이버메트릭스를 알고 나면 볼넷을 많이 고르는 타자, 수비가 뛰어난 타자, 방어율은 높지만 FIP는 낮은 투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 승리에 실제로 기여하는 선수들이 보인다.
야구는 숫자로 더 잘 보인다. 그리고 숫자로 보기 시작하면, 타순 하나를 바꾸는 것도 그냥 감이 아니라 근거가 된다.